4월 말의 브라이스 캐년ㅣ퀸즈 가든 트레일 같이 걸을래?

2024. 1. 27. 09:19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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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박 10일 서부 여행의 끝을 향해 달려갔던 7일차를 채워 준 유타의 브라이스 캐니언 국립공원 ( aka 브라이스 캐년 )

오늘은 미 서부의 3대 캐니언 중 하나인 브라이스 캐니언 반나절 투어 후기를 공유해 볼까 합니다.
서부 여행을 함께 한 친언니와 저는 오전 10시경에 토레이 지역에서 출발해 12시 반쯤 브라이스 캐니언 방문객 센터에 도착했습니다.
브라이스 캐니언 국립공원 간판

유타 주가 음식이 맛없기로 유명하다 듣기도 했고, 브라이스 캐니언 내에는 피자 가게 하나 정도 외에는 마땅히 식사를 할 만한 곳이 없다 하여 동네 초입에 있는 서브웨이에서 샐러드를 테이크 아웃 해 갔습니다.

뷰를 보며 좀 먹어볼까 하여 포장을 해 갔는데, 차에서 뷰가 보이는 마땅한 포인트도 없었고, 피크닉 테이블도 선셋 포인트 주차장 근처 정도에 있어서 그냥 먹고 갈걸 후회했습니다.

아무튼 차에서 한 끼를 대충 때우고 유명한 전망대 중 하나인 브라이스 포인트 (Bryce Point)로 향했습니다.

사실 전망대는 인스퍼레이션 포인트 (Inspiration Point) 한 군데만 가려고 했는데, 주차장이 협소해 주차하기 쉽지 않아 일단 브라이스 포인트에 먼저 가게 됐습니다.

브라이스 포인트 주차장도 협소하기는 마찬가지였고, 성수기도 아닌데 왜 그리들 공원 내 셔틀버스들을 줄 서서 타나 했더니 주차가 쉽지 않아서였습니다.

저는 개인적인 이유로 셔틀을 이용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힘들어도 주차를 하고 다녔지만 주차난을 겪기 싫으시다면 셔틀버스 이용을 추천합니다. 버스도 자주 오는 편이고 유명한 포인트마다 정차를 해서 편리하다고 합니다.

 
 
브라이스 캐니언 셔틀버스 노선도 [출처-브라이스 캐니언 공식 홈페이지]

상대적으로 주차장이 넓은 방문객 센터에 주차 후 버스를 타면 될 것 같습니다.

선셋 캠핑장 - 브라이스 포인트 - 인스퍼레이션 포인트 - 선셋 포인트 - 브라이스 롯지 (호텔) - 선라이즈 포인트 순으로 이동하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전망 포인트로 이동을 하니 5분도 안 걸리는 짧은 거리였습니다. 걷기 힘든 상황의 분들은 각 포인트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포인트들만 돌아보고 가도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가능하다면 꼭 트레일에서 하이킹을 해 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해발 2,529 미터에 달하는 브라이스 포인트
브라이스 캐니언을 거의 360도로 볼 수 있는 브라이스 포인트

예쁜 연필심을 빼곡히 심어 놓은 듯 빡빡하게 모여있는 첨탑들이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이 첨탑들을 후두 (Hoodoo)라고 부른다는데, 아주 오래전 해수면 주변에서 만들어진 돌들이 오랜 시간 비와 눈을 맞으며 밤낮의 기온차로 얼음이 기둥 안에서 팽창하고 녹고, 풍화와 침식 작용이 일어나며 이렇게 갖가지 모양으로 조각이 된 후두들이 되었다고 합니다. 정말 대자연의 위대함이 경이롭습니다.

이 브라이스 포인트는 피카부 루프 (Peekaboo Loop Trail)라는 트레일과 연결돼 있는데, 이 트레일은 총 8.9km로 3-4시간 정도가 걸리는 트레일이라니 쉬운 코스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저희는 더 유명하고 짧고 쉬운 트레일을 가 보고 싶어서 나바호 루프라는 곳을 가기로 했습니다.

일단 브라이스 포인트를 떠나 다행히 인스퍼레이션 포인트 주차장에 다시 주차를 할 수 있게 되어 인스퍼레이션 포인트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해발 2,468 미터에 달하는 인스퍼레이션 포인트

인스퍼레이션에도 다양한 위치에 안전바(?)가 설치된 전망 포인트에서 전망을 할 수 있었지만, 안전바가 설치되지 않은 곳도 많아 더 자유롭게 뷰를 즐기고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좋았지만, 그만큼 위험하기도 해서 주의하며 다녀야 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입구에 아이들과 다닐 때 잘 살피고, 애완동물은 트레일이 들어올 수 없다는 경고 문구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찔한 브라이스 캐니언의 절벽

 

인스퍼레이션 포인트를 잘 보고 이제 차를 선셋 포인트로 이동해 나바호 루프를 가야 하는데, 또 주차 전쟁을 겪을까 두려운 마음에 걸어서 가 보기로 했습니다. 인스퍼레이션 ~ 선셋 포인트 간 이동은 브라이스 캐니언을 둘러싸고 있는 림 트레일을 통해 걸어갈 수 있는데, 구글맵 기준 24분이면 간다고 나왔습니다. 도착 후 나바호 루프를 추가로 하이킹을 해야 하지만 20분 대면 꽤 가까운 거리라 가 보기로 했습니다.

림 트레일을 걸으며 보는 브라이스 캐니언의 다양한 모습들

 

4월 말의 브라이스 캐니언의 날씨는 꽤 쌀쌀한 편이었지만 날이 맑아 걷기 좋은 날씨였는데요, 차갑던 바람이 걷다 보니 땀을 식혀줘 시원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찔한 림 트레일을 걸으며 다양한 각도에서 브라이스 캐니언을 즐길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선셋 포인트 주차장

20여 분을 걸려 선셋 포인트 주차장에 도착했는데요. 시간대가 애매해서인지 선셋 포인트 주차장이 제일 큰 건지 생각보다 빈자리가 많이 보여 걸어온걸 (물론 좋았지만) 살짝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선셋 포인트에서 본 뷰

브라이스 캐니언에는 선셋 포인트와 선라이즈 포인트가 있는데, 일출과 일몰이 얼마나 멋지면 이름까지 그렇게 지었을까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잠시 상상을 해 보고 나바호 루프 트레일을 시작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해 보았는데요. 충격적인 메시지를 발견했습니다!

나바호 루프 트레일 입구

눈이 덜 녹은 곳도 있고 녹아서 길이 망가져 나바호 루프를 임시 폐쇄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여기가 가장 짧고 멋진 트레일 중 하나라 하여 많이 기대하고 와서 실망이 컸습니다. 보통 이렇게 막아 두는 곳들은 국립공원 홈페이지와 방문객 센터의 화이트보드에 안내를 해 주는데, 방문객 센터에서는 나바호 루프와 관련된 안내는 보지 못하였고, 홈페이지는 아마 확인을 안한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꼭 국립공원 가기 전에 가려고 하는 곳들이 입장이 가능한지 확인해 저희처럼 시간 낭비하는 일이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막혀있는 나바호 루프 트레일
브라이스 캐니언 지도

실망만 하고 있을 수 없으니 대체할 만한 트레일을 찾아봤습니다. 림 트레일을 따라 10분만 더 내려가면 선라이즈 포인트가 나오고 거기서 퀸즈 가든 트레일 (Queens Garden Trail)이라는 곳을 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보통은 퀸즈 가든에서 시작해서 나바호까지 같이 도는 걸 많이 하는 것 같고 시간은 2-3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퀸즈 가든 트레일만 걷는다면 걷는 속도에 따라 한두 시간이면 끝난다니 이 트레일도 쉬운 편에 속하는 트레일이라고 합니다.

10여 분을 걸어 선라이즈 포인트에 도착해 하이킹을 시작했습니다. 시작부터 한참을 내리막을 내려가니 어느덧 후두들과 눈 높이를 맞추는 지점까지 왔네요.

체스 판 말같이 생긴 후두들

멀리서 풀샷으로 보는 후두들들도 멋졌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가까이서 보는 후두들이 더 멋졌습니다.

 
퀸즈 가든 트레일

수많은 후두들을 보는 것도 너무 좋았지만 브라이스 캐니언에는 뿌리를 드러내고도 생명력을 유지하는 신기한 나무들이 많아 보는 재미를 더 해줬습니다.

퀸즈 가든 트레일에서 본 산삼 같은 나무

거의 제일 아래까지 내려가니 이제는 후두들을 올려다봐야 하는 위치까지 왔고, 올려다보는 후드들은 더 웅장하게 보였습니다. 아치스 국립공원에서 본 사암 기둥들도 떠올랐고요.

 
퀸즈 가든 트레일에서

 

체력과 시간의 한계 때문에 반도 못 끝내고 돌아 올라와야 했는데요. 다음 방문 때는 꼭 완주해 보고 싶었습니다. 정말 브라이스 캐니언은 하이킹을 해봐야 100프로 즐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힘들게 오르막길을 올라와 셔틀을 타고 차가 있는 인스퍼레이션 포인트 주차장으로 이동을 하려고 했는데 입장권이나 애뉴얼 패스가 있어야 버스를 탈 수 있다는 글을 보고 좌절했습니다.

두 멍청이가 주차에 필요할까 싶어 차에 고이 걸어두고 왔거든요.

결국 30분을 넘게 림 트레일을 다시 걸어 차가 있는 곳까지 가야 했지요.

브라이스 캐니언에서 셔틀 탈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꼭 입장권 지참하세요.

 

오늘은 브라이스 캐니언 반나절 투어 후기를 함께 공유해 보았는데요. 글과 사진 몇 장으로 남기기에 너무 멋진 경험이라 영상으로도 남겨 보았는데 여행 계획이 있으시다면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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